찌개보다 더 맛있던 밑반찬 이야기
1. 어릴 적부터 밥상에 찌개가 빠진 날은 거의 없었다, 된장찌개든 김치찌개든 늘 한가운데 놓여 있었고, 가족 모두 숟가락을 동시에 담그며 식사를 시작하곤 했다,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날은 찌개보다 밑반찬이 더 맛있게 느껴지던 순간이 있었다, 주방에서 후다닥 만든 장조림, 간장 냄새 은근하게 올라오던 멸치볶음, 살짝 매콤한 오이무침 같은 것들, 찌개가 한 숟가락밖에 안 줄 만큼 밑반찬에 손이 더 갔던 그날의 감정은 지금도 생생하다, 음식이라는 게 이렇게 마음 상태에 따라 주인공이 바뀌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을 요즘도 종종 한다. 2. 그날도 찌개는 부드럽게 끓고 있었지만 내 손은 자꾸 밑반찬 쪽으로 향했다, 처음 손이 닿은 건 어제 만든 감자조림이었다, 간이 제대로 배어 밤처럼 달큰해진 조림은 밥을 부..
2025. 11. 21.